캐즘, 대중화를 향한 마지막 장벽

필자는 경영학의 마케팅을 전공했다.


마케팅 분야는 그 어떤 경영학의 분야 보다도 유행에 민감한 분야.


새로운 마케팅에 대한 조류와 신조어 역시 끝없이 나타났다 역사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사라졌다 해서 그것이 의미가 없는가라면? 그도 아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예의 유명한 마케팅 전쟁은 지금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오늘은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는 캐즘(Chasm)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캐즘은 원래 지질학에서 사용되던 용어였지만 지금은 마케팅에서 더 자주 회자되고 있는 용어이다.


원래의 의미는 단층 사이의 단절을 의미하는 단어였는데 지금은 신제품 출시 후 초기시장에는 안착했으나 주류시장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대중화의 기로에서 벽에 막혀있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화의 마지막 단계, 캐즘.


캐즘이라는 단어가 요즘에 많이 회자되는 이유는 현대의 기술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혁신적인 디바이스나 제품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들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에는 없던 편익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과 같은 아이티 기기다.


이러한 캐즘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면?


해당 제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이를 극복하면 소비시장의 주류 상품으로 고부가가치를 내며 안착할 수 있다. 캐즘을 극복한 대표적인 제품을 꼽으라면? MP2 플레이어가 있다.



캐즘을 극복한 MP3 플레이어.


지금은 음원을 스트리밍 하거나 MP3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음악을 즐기는 것이 대단히 일반적인 것이지만.. 최초에 MP3 플레이어가 나왔을 때에는 대단히 생소한 측면이 있었다.


기존, 테이프와 CD가 양분하던 시장은 MP3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큰 위협을 받았고 초기 얼리어답터와 초기 수용자군의 소비자들에게 안착하면서 확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MP3 플레이어는 곧 캐즘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초기시장에는 안착했으나 기존의 앨범 방식에 익숙한 소비자들로 인해 그 성장에 한계에 부딛힌 것.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적극적인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편익을 강조했고 제조사들은 다양한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제품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삼성전자에서 MP3 플레이어를 생산한다는게 상상이 안되지만 당시에는 '옙'이라는 브랜드로 적극적인 T.V 광고를 펼치며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물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지금은 MP3 플레이어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지만.. 캐즘을 극복한 MP3플레이어는 한때 대세 음악 재생 기기로 활약했다.

 

기로에 서 있는 VR기기.


캐즘의 기로에 서 있는 제품을 꼽아라면? 필자는 단연 VR기기를 꼽겠다.


소위, 가상현실과 관련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기기는 그 장미빛 전망과는 다르게 현재 대중화에 아직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얼리어답터와 초기수용자군의 시장은 잡았지만, 초기 다수의 수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는 못한 상태.


MP3 플레이어가..


대중화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의 힘이다.


앨범으로만 발매되었던 음악이 MP3 파일로 다수가 제작되면서 대중화 된 것이다. 그것이 비록 초기에는 불법적인 형태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VR 기기가 캐즘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콘텐츠의 문제다. 대중화를 위해서는 소위.. 킬러콘텐츠의 개발이 절대적이다. 만일 그러한 콘텐츠의 개발이 미진하다면? VR 기기는 퇴보할 것이다.



애매한 대중화가 된 경우도 있다.


보통, 캐즘이라고 하면 적극적인 대중화로 가느냐 아니면 퇴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대부분의 제품은 두가지 길 중 어느 하나로 가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양자택일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 혁신적 기기 중에는 애매한 대중화를 이룬 제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자책이다. 전자책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티 전문가들은 기존의 독서 습관을 완전히 뒤바꾸는 혁명이 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종이책만의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캐즘에 빠졌고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디바이스의 한계점 때문에 또한 그러했다.


다만..


그 가격적 메리트와 편리함 등으로 인해 소비자군의 일부를 흡수하게 되었고 어느정도 종이책 시장과 균형점을 갖추고 있다. 대중화 되었으나 기존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는 상태는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이티 기술을 두고 세계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술중심적 사고는 캐즘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디바이스만 잘 만들고 각종 첨단기술을 덧씌우는 것 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캐즘..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신조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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