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비극, 국민보도연맹 사건

우리나라처럼 드라마틱한 현대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한반도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강대국들의 힘의 각축장이 되었고, 북쪽에서는 공산주의 국가가 들어섰지만 지금은 비슷한 형태를 찾아보기 힘든 봉건적 국가가 서 있고.. 남쪽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단시간의 경제적 발전.. 그리고 고도화 되어 가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든게 바로 우리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사들이다.

 

이러한 한반도의 현대사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6.25 전쟁이다. 오늘은 6.25 전쟁 중에 일어난 부끄럽지만 꼭 기억해야 할 국민보도연맹 사건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광기의 시대에 이루어진 양민학살 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은 당시 정부주도로 만들어진 전향자들의 조직인 국민보도연맹 가입자들을 6.25전쟁 발발 직후 전국적으로 학살한 사건을 이야기 한다.

 

국민보도연맹은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제주4.3사건이나 여순 반란사건 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좌익사범 및 전향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6.25전쟁이 발발한 직후 이들을 학살한 사건을 의미한다. 이승만 정부는 당시 국민보도연맹원들이 북한에 호응할 것을 염려해 정부주도로 학살을 지시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는 정확하게 파악된 것은 없으며.. 추산만 할 뿐이지만 최소 10~20만 정도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대 60만명 까지도 보는 견해도 있다. 당시 남한의 인구가 1,600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엄청난 숫자이며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들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인 경우가 흔했다.

 

혹자는, 전쟁의 시기에 반대파에 대한 처단은 당연한 것이라고도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국민보도연맹이라는 것 자체가 전향자들의 교육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이미 좌익사상을 버린 사람들이었다는 것이고.. 지금으로 따지면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사람들을 과거를 문제삼아 처단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보도연맹원의 구성을 보면 물론 전향자들도 있었지만 좌익사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도 무고한 희생자의 숫자를 키운 주요 원인이다.

 

이승만정권은 국민보도연맹을 설립하면서 전국 경찰에게 가입독려를 강제하였고 경찰들은 일반 국민들을 억지로 가입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 했다. 또한, 먹고살기 힘들었던 당시 국민보도연맹 가입만으로 일정한 반대급부(식량지원, 고무신제공, 비료제공 등)를 제공함으로서 도장을 받아가는 사례가 흔했던 것이다.

 

 

민족사의 비극, 그 진정한 화해를 위해!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1990년대 들어서야 그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국가 주도의 양민학살.. 그것도 대량학살 사건이기에 우리 정부는 이를 들춰내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갖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사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실앞에 당당히 마주해야 하고 이를 통렬하게 반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과거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들은 좀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된 상태로 70년을 이어오고 있다. 남한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국가로.. 그 어떤 시기보다도 개방된 사회분위기로 사회가 성숙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호전적 국가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이 미래에도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발생 당시 군경과 더불어 학살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 등의 부활은 그래서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 사회 극우단체의 재출현이 외국의 그것과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극좌와 극우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하며.. 자신감을 잃은 지나친 레드 컴플렉스는 광기를 출현시킨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