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I 지수의 모순과 한국 양성평등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얼마나 될까?

 

양성평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흔히 인용하는 통계 자료가 있다. 바로, WEF(세계경제포럼)에서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GGI(Gender Gap Index : 성 격차 지수)이다.

 

2014년 기준 GGI 지수로 우리나라는 117위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의 108위, 2013년의 111위 등으로 우리나라의 GGI 지수는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의 추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사실 그렇지는 않다. GGI지수는 그 한계와 모순점이 극명한 통계자료이기 때문이다.

 

 

상대적 지수인 GGI지수

 

GGI지수는 한 국가 안에서 남성과 여성과의 격차만을 지수화 하여 표현한 것이다. 즉, 국가간 상대성이 존재를 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별 의미가 없는 지표들로 인해 지표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문맹에 관한 성 격차 지수다.

 

우리나라는 남녀모두 문맹이 거의 없는 수준의 사회이다. 99%를 넘어가기 때문에 문맹에 대한 성 격차 조사는 별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문맹에 관한 성 격차도 우리나라는 22위에 해당한다. 다른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이는 1위에 가까워야 함이 마땅하다.

 

남녀 대학 진학률 역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무려 70%가 넘어가는 국가로 여기에 따른 남녀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우리나라는 100위가 넘어간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이것이 한 국가 내에서의 상대적 차이를 수치로 표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문맹률을 다시 보자. 문맹률에 있어서 GGI 지수 1위의 국가는 남아프리카 내륙 고산지대에 있는 레소토라는 국가다. 하지만 레소토는 남성의 문맹률이 60%, 여성의 문맹률이 85%이기 때문에 1위를 한 국가이다. 이는 레소토가 절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여서 외부로 돈을 벌러 나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남성이 더 문맹이 많은 것이다.

 

과연, 이러한 국가가 우리나라보다 GGI지수가 높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이 높은 수준이라고도 할 수는 없다.

 

이렇게 GGI 지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으며 WEF 에서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GGI 지수가 우리에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양성평등은 아직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WEF에서 이야기 하는 몇가지 포인트를 더 짚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상장사 등기임원의 숫자는 불과 2%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마져도 오너일가의 자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회의원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역시 2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20%라도 채우는 것은 지역구가 아닌 비례 국회의원으로 여성을 대거 배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여성의 정치진출에 있어서 평등한 사회라 보기 힘든 것이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 점을 감안할 때 국민의 목소리를 온전히 전달해야 하는 정치의 특성상 이러한 부분은 여권의 신장을 가로막는 하나의 벽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은 갈길이 한참이나 멀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임금은 남성의 절반을 약간 넘는 51%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와 같이 완력으로 이루어지는 일들 보다는 지식과 세심한 기술 위주의 직업으로 사회구조가 바뀌어 있는 지금.. 상당히 불합리한 면이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여성들을 막고있는 사회이다. 여기에, 육아를 여성에게만 부담시키는 비협조적인 사회문화는 이러한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양성평등을 가로막는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GGI 지수가 분명한 한계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지표이기는 하지만,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게 바로 한국 양성평등의 현 주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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