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폐개혁 실패로 보는 그들의 경제적 무지

북한은 과거 여러차례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가장 최근의 북한 화폐개혁은 2014년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화폐교환 사업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한 화폐개혁은 과거의 것과는 다소 의도가 다르다고 봄이 타당하다. 워낙 정보가 차단된 곳이 북한이어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과거처럼 교환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교환기간도 2017년 까지로 길게 간 것을 봤을 때 위폐에 대한 대처 등의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실제, 이번에 실시되고 있는 북한 신권에는 새로운 위폐방지 기술이 적용되기도 했다.

 

물론, 지하경제를 양성화 하려는 목적도 여전히 의심되고 있기도 하다. 교환을 통해 자금의 출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제의 기본, 자본이 쌓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북한!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자본의 형성이다. 특히, 해당 국가의 민족자본 양성은 경제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과거 북한의 화폐개혁은 그나마 조금씩 형성되어 가던 풀뿌리 자본마저 거둬가는 효과를 내 버렸다.

2009년에 있었던 북한의 화폐개혁의 포인트를 짚어보면 아래와 같다.

 

1. 현금, 1 : 100으로 리노미네이션(화폐 단위 하향 조정)

2. 예금, 1 : 10 리노미네이션

3. 1인당 교환 금액 구권기준 10만원까지로 한정(후에 50만원 까지로 확대)

 

여기서..

 

가장 황당한 조치가 세번째 항목인 1인당 교환금액을 한정한 것이다.

 

[참조기사] 북한 5000원권 교환.. '김일성 초상화'는 어디로?

 

http://www.dailynk.com/korean/read.php?cataId=nk04504&num=104408

 

이는, 그들의 화폐개혁 목표가 경제의 정상화가 아닌 수탈에 목적이 있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가던 장마당을 통한 자본을 아예 뿌리채 흔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미 무너져버린 북한 경제를 땅을 파서 영영 나오지 못하게 깊숙히 묻어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 경제의 A, B, C 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고위 간부들과 일방향의 의사결정이 나은 참사가 아닐 수 없다.

 

 

 

화폐의 예속은 경제발전을 더욱 힘들게 한다.

 

현재 북한에서는 중국의 위안화와 미국의 달러화가 북한 화폐에 비해 좀더 선호되고 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물론, 북한이라는 특징 때문에 달러화 보다는 위안화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더 통용되고 있을 것이다.(물론, 고위직들은 달러화를 선호할 가능성이 더 높다.)

 

몇번의 거듭된 북한 화폐개혁으로 인해 이제 북한돈은 사람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이러한 화폐의 신용도 저하는 생각보다 큰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경제의 예속성이 강해지고 경제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짐바브웨의 사례처럼 일시적으로 공용화폐를 위안화나 달러화로 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짐바브웨는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국의 화폐를 포기하고 달러화를 공식 통용화폐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북한은 국제무역을 통한 통화가치의 상대성으로 얻을 수 있는 무역이익을 얻기가 힘들다.

 

가까운 예로 그리스를 들 수 있다. 그리스는 EU 가입국으로 지난 몇년간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가이다. 물론, 그들이 경제를 힘들게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과도한 복지와 세계 최저 수준의 효율성 등을 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키운 원인 중 하나는 EU국가간에 동일 화폐를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가간 무역에서 적자가 나게 되면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화폐도 결국 수요 공급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화폐가 만일 유로화가 아닌 그리스 화폐를 쓰는 상태에서 EU국가간 무역에서 적자를 보였다면? 그리스 화폐가치는 떨어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그리스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올라갈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수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며.. 무역으로 인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동일 화폐를 쓰게 됨으로 인해 국가간 무역을 통한 균형잡기는 쉽지 않게 되었으며.. 그리스산 제품의 경쟁력은 그대로 하락한채 이어진 것이다. 똑같은 공산품을 같은 가격에 판매 한다면.. 당신은 독일 제품과 그리스 제품 중에서 어느것을 구입하겠는가? 당연히 독일산 제품일 것이다. 그리스산 제품은 가격경쟁력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

 

아니 경제 인프라라고 부를 것 조차 거의 전문한 북한에게 이러한 예속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그들의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화폐의 예속은 그들의 경쟁력을 근본적인 부분에서 약화시키는 것이다. 뭐.. 물론, 북한경제라는 것이 주로 원조를 바탕으로 근근히 이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북한 경제를 재건하는데 있어서 화폐 신인도의 하락은 극복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그들의 정치적 후진성.. 그로인해 제대로 된 경제 지식도 없고 배우려는 의지도 사라진 국가 지도층들이 경제를 일으킨다? 천년이 가도 이루어지기 힘든 미션이 아닐까 싶다. 똑같이 못살았던 한국의 60~70년대와는 그 근본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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