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부도의 강제집행면탈죄 적용

채무자가 채무를 갚아야 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채무자가 이러한 채무를 갚지 않으려고 미리 돈을 빼돌린다면? 어떤 범죄행위가 될까요?


바로..


강제집행면탈죄 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하기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고의부도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특별법 제정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기업은 망해도 사업가는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죠.. 이는, 재산을 빼돌리고 고의부도를 낸 사업가를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같은 일반 서민들은 채무가 있으면 개인회생이나 파산 등으로 채무를 탕감받더라도 거의 남는 재산이 없는게 현실이어서.. 일면 씁쓸한 면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강제집행면탈죄란?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강제집행면탈죄는 채무를 상환하지 않을 목적으로 재산을 남의 명의로 해 놓는 등의 행위를 했을 경우에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이런 식의 행동은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를 깨버리는 것임과 동시에 강제집행이라는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는 범죄입니다.


다만..


실제 그 처벌 강도나 이런 부분에서는 다른 경제범죄 등과 마찬가지로 그리 강하지는 않습니다. 관련 형법 조항을 인용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형법 제327조(강제집행면탈)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실, 강제집행면탈죄는 형법상 처벌의 의미 보다는 이러한 범죄의 성립이 차명재산 회수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합니다. 형사적 판단이 민사적 채권회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죠..



강제집행면탈죄 성립요건.


이러한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려면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 이라는 부분을 만족해야 합니다.


채권의 회수를 공권력을 통해 하려면 '집행권원'을 획득해야 하는 것인데요.. 집행권원은 법원의 판결로 인해 획득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하나의 문제를 불러옵니다. 즉, 법원의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소요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 법은 집행권원을 획득한 경우 뿐 아니라 '강제 집행을 받을 예정인 상태'와 더불어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 가능하게 해 두었습니다.


예정인 상태란..


법률적 측면에서 보면 가압류나 가처분 등의 신청을 의미하는 것이죠..


우리는 흔히 가압류가 들어오면 해당 재산을 채권자가 가져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가압류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 압류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해당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압류한 재산은 채무자는 물론이고 채권자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할 수 없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실질적인 가압류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송 제기나 이의 제기 등을 할 기세가 보이는 경우 등을 포함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강제집행면탈죄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적용이 쉽지 않은 강제집행면탈죄.


법리적으로 강제집행면탈죄는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나 예정인 경우 그리고 가능성이 있는 경우까지 폭넓게 그 성립요건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의부도를 내는 사업자들은 속으로 사업체가 썩어 들어가고 있어도 겉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사업체로서의 외관을 갖추고 기업활동을 합니다.


그런 와중에 미리 재산 등을 제 3자의 명의로 해 두고 여기에.. 허위 채무 등을 확보해 둠으로서 그마저.. 남는 자산등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행태들을 보입니다.


고의부도를 낸 경우..


이러한 안전장치(?)들을 이미 다 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도덕적 비난은 받아도 실제 형사적 처벌을 받지 않고 민사적 배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사업은 망해도? 사업가는 망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함에 있어서 근본적인 한계점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