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부는 한류의 소비와 그 영향

T.V를 통해 종종 한류 현상에 대한 뉴스들이 나오고는 한다.


이를 접하는 한국인들은 자랑스러우면서도 조금은 과장된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류는 최소한 아시아에서는 대세적인 문화임에 틀림없다.


서구권에서는 아직 마이너적 문화현상으로 보거나 아이들이 즐기는 새로운 문화정도로 취급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한류는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다.


대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거의 모든 드라마가 예외없이 방영되고 있으며 정치적 이유로 한류 문화가 주춤한 일본에서도 음악의 인기는 꾸준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새로 데뷔한 아이돌이 국내에서 보다도 더 이슈화가 되기도 하며 부산행과 같은 영화는 미개봉한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흥행 TOP5 안에 들었다. 아시아인들에게 한국 문화는 세련된 것. 서구권의 것들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을 통해 들어가는 한류.


지금은 사드보복 조치로 인해 한류 콘텐츠가 주춤한 중국이지만 이는 정치적인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본디 문화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막는다고 막아지는게 아니다.


아무튼, 북한의 한류는 주로 중국을 통해 유입된다. 북한은 정상적인 교역 보다는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교역이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국경에 거주하는 북한인들이 도강을 통해 한류 문화콘텐츠들을 수입하고 이를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 법에 의하면..


외래 문화콘텐츠를 몰래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게 되어 있지만.. 북한은 법 보다는 위에서 내려오는 지침에 의해 처벌수위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 중국산 콘텐츠라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지만 한국의 콘텐츠를 소비 및 유통할 경우 총살형까지도 이루어지는게 현실이다. 소위.. '그루빠' 라고 불리우는 중앙에서 내려온 단속반에 의해 걸리는 경우 본보기로 좀더 강하게 처벌되고 있다.



국경에 가까울 수록 소비경험이 많아지는 한류 콘텐츠.


인간이라는게 듣지 못하게 하면 더 듣고싶고 보지 못하게 하면 더 보고싶은 존재가 아니겠는가.. 지역에 따라 한류 콘텐츠의 유통 범위는 다소 다르지만 국경에 가까울 수록 한류 콘텐츠의 소비율은 높다.


최근 들어오는 탈북자들을 조사해 보면 거의 예외없이 한국 드라마를 접해 봤다는 설문을 한다. 다만, 탈북자들의 주요 출신지역이 국경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부분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내륙으로 들어갈 수록 한류 콘텐츠의 소비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아이러니 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북한이 스스로 혁명의 수도라 이야기 하는 평양출신 탈북자들의 한류 콘텐츠 소비율도 높다는 점.


평양은 고위층의 거주율이 매우 높은 곳으로 사상적 무장이 잘 되어 있는 고위층에도 한류 콘텐츠가 널리 퍼져있다. 실제, 평양의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요" 체가 유행하고 이전에는 없던 "오빠"라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한다.


북한의 셀럽 '이설주'의 패션과 화장법은 다소 점잖은 버전이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한국의 패션과 메이크업이라 볼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 스토리가 아닌 주변에 집중한다.


한류가 미치는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이 되는 막장적 요소의 드라마가 북한 주민에게 한국의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시각이다.


국내 언론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고위층 탈북자인 강명도씨는 처음 한국산 애로영화를 접해 보고는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 남한" 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는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듯.. 북한인들도 한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며.. 여기에,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게 한국산 콘텐츠이다 보니 한류물을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당장 한류 때문에 북한이 무너진다거나 이렇게 과장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호기심 충족의 차원인 것을 과장해서 분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다만..


한류물들.. 특히,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


북한에서의 한류 콘텐츠 소비 패턴과 국내의 패턴은 다르다. 한국인들은 드라마의 스토리 자체에 집중할 뿐 그 외의 요소들에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것과 다르게 북한은 드라마 스토리 외적 요소.. 즉, 패션, 거리 풍경, 건물 등의 주변요소에도 주목을 하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체제에 대한 불만요소로 커 나갈 여지가 있다.


똑같은 민족 다른 체제.. 이로인한 경제적 상황의 차이를 부지부식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제, 남한이 자신들보다 잘 산다는 것을 모르는 북한인들은 없다. 불과 10여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장마당으로 대변되는 정보소통의 장이 있었고.. 그러한 정보소통의 장에서 유통되는 한류콘텐츠의 영향이 있었다.


북한에서..


한류가 유행한다고 해서 당장 북한 체제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화라는 것은 결국 정신과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한류 콘텐츠의 소비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10년 20년 이어진다면?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리라..


이를 알기에 북한 당국이 기를 쓰고 한류 콘텐츠 소비를 막기 위해 노력하며 극단적 처방을 내리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테잎에서 CD 그리고 최근에는 USB 등으로 소형화되며 진화하고 있는 소비기기들과 문화의 고유한 특성을 봤을 때.. 그들의 한류 문화콘텐츠 차단 시도는 공허한 노력으로 끝나리라.. 개인적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