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환율과 장마당 경제

오늘은 북한 환율과 북한의 장마당 경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북한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통일 후 한반도에 대해 연구한 서적들에 특히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아무튼, 북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율에 대한 이해.. 그리고, 화폐 가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북한 화폐 단위 역시 우리와 같은 '원'을 기준으로 합니다.


다만, 그 화폐가치는 정말 형편없죠.. 북한의 공식적인 환율은 달러당 900원 입니다. 공식환율로만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환율이 1,100원이 넘어가는 만큼 우리나라 화폐보다도 가치가 높은 거네요.. -_-


다만, 시장환율은 달러당 8,000원을 넘나드는 수준입니다.


Daily NK 등과 같은 북한전문 사이트들에서는 시장환율을 주기적으로 고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특성상 정확한 환율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 내부 통신원들과의 주기적인 연락을 통해 지역별로 환율을 조사 및 고시 합니다.



북한 환율과 화폐가치.


결국, 우리나라 돈 기준으로 1,000원은 북한돈으로 7,500~8,000원 수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대충 1,000원당 8,000원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흔히, 북한의 물가수준을 이야기 할 때 북한 노동자의 월급 이야기를 합니다. 월급이 3,000원이네 5,000원이네.. 하는 것들 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배웠던 북한과 관련된 내용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를 우리나라 기준으로 봐서는 안되는 면이 있으며 북한의 화폐경제를 이해하는데 노동자 월급 수준을 가늠하는 것은 별 의미도 없습니다.


북한의 기본적인 경제구조는 배급쿠폰 등을 주고 월급은 여분의 경제생활을 위해 지급하는 금전에 불과합니다. 경제생활의 대부분을 배급쿠폰에 의존했던 것이죠..


하지만, 잘 아시다 시피 북한은 현재 배급경제가 무너져 있는 상황입니다. 평양의 일부 핵심계층을 제외하고 배급제는 무너졌으며 이제는 우리의 '시장'에 해당하는 '장마당'에 의해 경제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남성은..


의무적으로 직장에 소속되어 있어야 하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된 경제생활이 여성에 의해 꾸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물가수준을 이해하기 위한 지표는 바로 '쌀값'의 동향입니다.



북한 장마당 경제.


쌀값은 kg당 가격으로 고시가 되는데(물론, 비공식적으로) 현재 쌀값은 kg당 5,000원 수준입니다. 물론, 지역마다 다소 다르기는 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한의 고난의 행군을 떠올리며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아마도, 90년대 중후반에 있었던 북한의 상황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한국사람들의 뇌리에 많이 남은 것이겠죠.. 그래서 북한 정권은 증오하지만 북한 일반 국민들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 것이겠죠..


하지만..


지금은 최소한 굶어죽는 사람들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이는, 쌀값의 동향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죠.. 북한의 쌀값동향은 꾸준히 5,000원선으로 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환율도 비록.. 북한의 화폐가치가 형편없다 하더라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경제지표는 그 절대적인 수준도 중요하지만 일관성도 중요합니다. 환율 더불어 쌀값으로 대표되는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은? 예측가능성으로 인해 어느정도 일반 국민들의 경제는 꾸준하다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북한이 정치를 잘 했다거나 경제정책을 잘 펼쳐서 그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라는게 적응의 동물 아니겠습니까? 장마당이라는 시장경제를 통해 살아가는 법을 북한 인민들이 익힌 것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북한 정권이 한 것은 장마당을 심하게 통제하지 않았다는 정도 되겠습니다.(사실, 커가는 장마당 경제를 막을 수 없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실질적으로, 북한은 장마당에 의해 경제가 돌아가는 경제입니다.


이를 흔히 장마당 경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와 같은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이야기 하는 '시장경제'와 본질적으로 똑같은 말입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북한의 경제가 실질적으로 시장경제에 의해 돌아가고 있으며 합법화의 단계를 밟고 있지만 북한의 신문, 방송 등.. 그 어느 매체에서도 장마당을 다루는 기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을 인정하는 순간 시장권력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커 가는데 이를 인정할 수 없는 북한 정치.. 이것이 결국 북한의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장 발전의 초기는 별다른 규칙이 없어도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 있지만, 어느정도 규모가 커지고 그리고 기업가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국가가 링 위의 규칙.. 즉, 공정경쟁의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조금씩 크려는 싹이 있으면..


이를 지켜보다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또는 무시무시한 정치적 굴레를 씌워 잔인하게 잘라버려 국가로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과연 국가의 발전이 가능할까요? 그것이 경제적인 부분이든 사회정의의 부분이든 정치의 부분이든 말이죠..


세계 그 어떤 나라도 경제는 정치의 종속변수이며 정치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경제역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은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는 국가라는 생각입니다.


오늘은 북한 환율과 장마당 경제 이야기를.. 조금은 두서없이 해 봤는데요..(원래는, 그냥 북한 화폐단위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다 급~! 주제를 바꿨습니다. -_-) 종종 본 블로그를 통해 제가 관심있어 하는 북한 이슈에 대해 가급적 언론에 잘 소개되지 않는 분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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