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 주차장 유감

언젠가 부터 여성전용 주차장임을 나타내는 핑크색 무늬의 주차장 표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09년 부터 30면 이상의 주차장과 노면 주차장은 전체 주차면의 10%, 건물 내부 또는 부설 주차장의 경우에는 20%를 여성전용 주차장으로 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생겼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여행 프로젝트(女幸, women friendly city project)의 일환으로 소위.. '여성이 행복한 서울 만들기' 라는 모토 아래에서 나온 제도이다.

 

그 취지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일부에서 이야기 하는 역차별의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신체 능력적 관점에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운전에 숙달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어느정도의 배려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여성전용 주차장은 그 실효성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우선, 여성전용 주차장 위반(?)을 한다고 해서 벌금이나 과태료.. 당연히 없다. 강제성 없는 자발적 이유로 시행되는 제도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가면서 유명무실해 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전용 주차장이라는 제도 자체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서울시의 현실을 모르고 탄생한 제도라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여성전용 주차장 제도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넉넉한 주차공간의 확보가 우선이다. 서울시의 주차장 면적은 세계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그리 적은 면적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주차장 면적은 언제나 부족!

 

오죽 했으면..

 

빌라 인근에는 공공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거주자우선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시장 부근에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끝 차로를 주차장으로 일정시간 허용할까?

 

이는 주차장 면적의 비효율적 확보와 공공주차장 확보에 대한 노력들이 없는 결과물이다. 이런상황에서 여성전용 주차장? 남성 운전자들에게는 당연히 역차별이라 느낄만 하다. 자리도 없는데 비어있는 여성전용 주차장을 두고 나가야 할까?

 

여성이 행복한 도시.. 뭐.. 그 취지가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가정의 실질적인 중심은 가정을 꾸리는 여성.. 그들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도시가 행복해 진다는 그들의 이야기, 완벽하게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취지가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여성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여성들만 주차할 수 있게 한다? 그러면 여성이 행복해 질까? -_-

 

주차장 바닥면적을 핑크색으로 바꾸려는 전시행정적 탁상행정을 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공공주차장 면적을 넓혀 불가피한 불법주차를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부터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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